라이프스타일

Special 1

Travel into the Wild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평범한 여유를 누리는 것이 가장 어려운 요즘이다. 대부분 돈, 성공, 안정적 미래 등 사회적 가치에 쫓겨 도시의 빌딩 숲에서 허덕이며 살아간다. ‘커피 한잔의 여유’라는 말이 멀게 느껴질 만큼 우리의 삶에는 여유도, 나 자신도 없는 듯하다. 그래서 최근 다른 삶을 살아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현재의 삶, 나를 위한 삶에 투자하는 ‘욜로(YOLO)’를 외친다. 그리고 이러한 트렌드는 여행업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지난해 12월 국내 20~50대 남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여행 트렌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9명이 여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여행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휴식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일상에 변화를 주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현재의 삶에 지쳐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누군가의 집에서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평범한 하루를 살아보는 ‘에어비앤비(Airbnb)’, 남들과 달리 오지로 떠나는 여행 등 일상 속 여유나 대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여행이 인기다.

방송 매체도 이런 트렌드를 파악한 듯 먹방과 여행을 합친 <원나잇 푸드트립>, 발리의 바닷가에 식당을 열어 힐링 여행과 로컬 라이프를 동시에 즐기는 <윤식당>, 자연 속에서 욜로 라이프를 즐겨보자는 <주말엔 숲으로>, 세계 각 도시로 단체 관광을 떠나는 <뭉쳐야 뜬다> 등의 여행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름휴가도 다가오고 하루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10일 동안 쉴 수 있는 추석 연휴까지 있으니 올여름에는 광활한 자연 속에서 그동안 누리지 못한 여유로운 시간을 즐겨보자.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 속에 머무르다 보면 다시금 평범한 일상을 버틸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게 된다. 새로운 환경에서 불현듯 새로운 삶에 대한 영감이나 통찰을 얻을 수도 있다.


‘야생’과 ‘비문명’에 대한 경외, 국립공원 탐방

자연과 더불어 온전한 쉼과 자유로움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공원이다. 숲과 나무, 호수 등 다양한 생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고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이 있기 때문이다. 미세 먼지에 황사까지 겹친 요즘, 이런 자연 속 휴식이 더욱 간절해진다. 그중에서도 광활한 자연을 품은 때 묻지 않은 환경 그리고 자유롭게 뛰노는 야생동물까지 만날 수 있는 국립공원은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현대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아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하지만 머릿속에 자리 잡은 복잡한 생각을 모두 잊어버리고 완벽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지구에서 가장 문명화되지 않은 땅인 아프리카는 일상의 모든 것에서 탈출하고 싶은 이들에게 로망과 같은 곳이다. 아프리카에는 현존하는 사막 중 가장 오래된 나미브 사막(Namib Desert)이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프리카 고유의 정서에서 벗어나 사막의 고독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이 사막은 붉은색 모래가 특징인데, 세월에 의해 모래 속에 포함된 철분이 산화하면서 색이 바랜 것이다. 나미브 사막에서는 나미브-나우클루프트 국립공원(Namib-Naukluft National Park)을 꼭 들러야 한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사막에서 다양한 곤충과 하이에나, 겜스복, 자칼 같은 독특한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케냐의 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역(Masai Mara National Reserve)에서는 광활한 야생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샌드 강(Sand River), 탈레크 강(Talek River), 마라 강(Mara River) 등이 흐르며 ‘사파리의 성지’로 불리는 이곳에는 95종 이상의 포유동물과 570종의 새들이 서식한다. 건기인 여름(7~9월)에 이곳을 찾는다면 얼룩말, 영양, 가젤 등이 떼를 지어 대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말을 타고 푸른 들판을 달리다 보면 얼룩말 무리가 앞질러 가며 만들어낸 흙먼지 속에 파묻히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 생생한 대륙의 생태를 한눈에 담고 싶다면 열기구 투어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칠레 파타고니아(Patagonia)의 국립공원인 토레스델파이네(Torres del Paine)도 빼놓을 수 없다. 토레스델파이네가 속한 현의 이름은 울티마에스페란사(U´ltima Esperanza), 번역하면 ‘마지막 희망’이라는 뜻이다. 이 시적이고 거창한 이름처럼 이곳은 야생의 모습이 희망처럼 존재하는 곳이다. 유네스코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한 이곳은 파타고니아 대초원에 2,000~3,000m 높이로 치솟은 거대한 바위산으로 유명하다. 세계 3대 트레일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에 가려면 문명의 혜택은 포기해야 한다. 설산과 빙하호, 다양한 야생동물,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를 겪다 보면 자연의 위대함을 실감하게 된다. 수많은 여행자가 버킷 리스트로 꼽는 토레스델파이네에는 주로 트레일이 W 모양으로 생긴 W 코스와 일주 코스가 있다. 더 깊은 야생, 날것의 세계를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은 주로 7박 8일, 101km의 일주 코스를 택한다.

1년 내내 고온다습한 열대성 기후에 국토의 75%가 삼림으로 이루어진 브루나이에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열대우림이 잘 보존되어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곳은 울루템부롱 국립공원(UluTemburong National Park)이다.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브루나이 섬의 자연미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약 5만 헥타르의 거대한 국립공원이다. 가는 길이 매우 험난한 것으로 유명하다. 배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2시간가량 길을 떠나야 하며, 국립공원을 탐험하기 위해서는 아찔한 높이에 위치한 구름다리를 지나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울창한 숲 사이로 1,000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야 한다.

국립공원의 천국인 미국에서 여행 매거진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이 ‘2017년에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꼽은 곳은 와이오밍 주의 그랜드티턴 국립공원(Grand Teton National Park)이다. 옐로스톤 국립공원(Yellow Stone National Pakr) 남쪽에 있으며 자연미가 넘치는 곳으로 소위 ‘달력 사진’으로 유명하다. 4,000m가 넘는 설산과 맑고 푸른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은 ‘유럽의 알프스’를 연상케 한다. 여름에는 야생화가 만발하고, 공원 중앙에 있는 잭슨 호수(Jackson Lake)에서는 낚시와 보트를 즐길 수 있다. 옐로스톤과 함께 찾으면 좋은데, 옐로스톤은 6월부터 9월까지만 방문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광활한 자연 속에 머무르다 보면 다시금 평범한 일상을 버틸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게 된다.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섬나라 여행

대륙과 동떨어져 그들만의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한 섬 역시 자연의 보고다. 많은 사람이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며 영감을 얻고자 갈 수 있는 한 먼 섬으로 떠난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 축구 스타 베컴 부부,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의 가족이 선택한 휴양지는 바로 세이셸이다. 유명 인사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지로 세이셸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태초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그림 같은 풍경 때문일 것이다. 토파즈빛 해변과 빽빽하게 우거진 녹림 그리고 거대한 기암괴석과 화이트 샌드 해변이 조화를 이룬 절경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BBC, CNN 등의 방송뿐만 아니라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등 세계 유수의 매체들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꼽기도 했다.

세이셸은 아프리카에 속하지만, 아프리카 동쪽 해안에서 1,600km 이상 떨어져 있어 ‘인도양의 섬나라’로 불린다. 115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프라슬랭(Praslin) 섬이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원시림 그리고 원시 생물을 만날 수 있는 이색 여행지로 꼽힌다. 이곳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국립공원 발레드메(Valle´e de Mai)가 있다. 1억5,000만 년 전부터 존재해온 원시림인데, 해적과 탐험가들이 서로 차지하려 한 보물섬으로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검은앵무새의 마지막 남은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갈라파고스 제도(Galapagos Island) 역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섬이다. 150여 년 전 다윈이 발견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몰랐던 미지의 섬으로, 여러 개의 화산섬으로 이루어져 다채로운 풍경을 자랑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토착 동식물 비율을 자랑하는 곳인데, 무게가 180kg이나 되는 육지거북과 바다이구아나, 푸른발가마우지 그리고 약 13종의 핀치새 등 각종 희귀종을 만날 수 있다. 갈라파고스 해역에는 바다 생물이 풍부하므로 물속으로 들어가야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스쿠버다이빙으로 유명한 키커록(Kicker Rock)에 가면 망치상어, 바다거북과 같은 진귀한 생물을 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가장 청정한 나라 1위를 차지한 뉴질랜드는 불볕더위와 텁텁한 공기에서 당장 탈출하고픈 충동이 드는 요즘 가장 떠나고 싶은 곳이다. 한국이 한창 여름으로 더울 때 뉴질랜드는 10℃ 안팎의 덥지도 춥지도 않아 여행하기 좋은 기온을 유지한다. 북섬과 남섬으로 이루어진 뉴질랜드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영화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촬영지 중 한 곳인 호비턴(Hobbiton) 마을이다. 섬이라곤 믿기지 않는 스케일의 산맥과 양치식물, 수많은 야생 조류 등 크지 않은 이 땅에 태고의 신비로운 풍경이 모두 담겨 있다. 영화 세트장이 아니라 마을 자체가 영화 속 풍경과 똑같은 모습으로, 이끼로 가득한 숲길을 트레킹하고 호빗의 집과 똑같이 생긴 호텔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영화 <아바타(Avatar)>의 촬영지로 유명한 하와이의 카우아이(Kauai)는 하와이에서 가장 오래된 섬으로,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원시적인 자연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역시 하와이의 숨은 매력 중 하나로 카우아이 섬을 소개하기도 했다. 영화 <쥬라기 공원(Jurassic World)>을 포함한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의 배경지로 선택된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하와이의 유명 해변에서 볼 법한 서핑용품 숍이나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맛집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인적이 드문 해변가에서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고, 고래가 보인다는 포인트를 찾아 탁 트인 해안 도로를 달리고, 신비의 동굴을 찾아 카약을 타고 강과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는 경험이 가능하다.

그중 와이메아 캐니언(Waimea Canyon)은 카우아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 포인트다. 트리 터널을 지나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들어가면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대한 내륙 경관이 펼쳐진다. 이 아름다운 광경은 그냥 서서 가볍게 둘러보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절경이다. 헬리콥터 투어를 통해 멋진 폭포를 상공에서 바라보거나 스노클링 투어로 물속의 경이로운 세계를 감상해보자. 모험을 좋아한다면 해안 하이킹을 추천한다. 거대한 자연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새삼 느낄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신비로운 수영장이 있는 토수아오션트렌치(To Sua Ocean Trench)도 힐링 여행지로 제격이다. 남태평양의 작은 열대 섬 사모아(Samoa)에 위치한 토수아오션트렌치는 30m 깊이의 거대한 해구다. 많은 사람이 가파른 사다리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 나무로 된 갑판에서 푸른 바다를 향해 다이빙을 한다. 물고기 사이로 뛰어드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토수아오션트렌치 근처에서는 바위 사이로 파도가 솟아오르는 블로홀(Blowhole), 용암 평원, 풀이 무성한 정원 등 그림 같은 경관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자연 속에서 즐기는 미식 투어


먹고 마시는 즐거움 역시 여유와 휴식을 만끽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특히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감상하며 건강한 한 상을 즐기는 미식 투어는 힐링 여행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가 된다. 세계 곳곳에는 빼어난 자연경관은 물론 쾌청한 하늘과 훌륭한 음식이 있는 곳이 산재해 있다. 그중에서 최고급 시칠리아 와인으로 꼽히는 플라네타(Planeta) 가문 소유의 라 포레스테리아 플라네타 이스테이트(La Foresteria Planeta Estate)는 와인을 사랑한다면 꼭 가봐야 할 곳이다. 이탈리아 전원 풍경이 포도밭과 운치 있게 어우러져 조용히 사색의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특히 따사로운 아침 햇살을 맞으며 즐기는 와이너리 산책은 그야말로 힐링의 시간이 된다. 끼니때마다 시칠리아 스타일의 싱싱한 제철 음식을 다양한 종류의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다. 또 플라네타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요리 비법을 배울 수 있는 쿠킹 클래스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농장의 삶도 럭셔리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더 팜(The Farm)도 자연 속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뉴질랜드의 휴양지인 케이프 키드내퍼스(Cape Kidnappers)에 위치한 더 팜은 셀러브리티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직접 농사 체험을 할 수 있어 귀농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아할 만한 장소다. 농장의 절반가량은 실제 농지로 사용되며, 나머지는 숲으로 이루어져 있어 농사 체험은 물론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프랑스나 이탈리아 못지않은 훌륭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곳이다. 35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특히 적포도주로 유명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가장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스텔렌보스(Stellenbosch) 와인 루트를 방문해보자.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근교의 청정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베트남의 달랏(Da Lat)에 위치한 커피 농장을 놓칠 수 없을 것이다. 10월부터 4월까지는 직접 커피 열매를 따고 말리는 과정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또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직접 내려 마셔볼 수도 있다. 태국 최대의 조류 서식지인 카오야이(Khao Yai) 국립공원에 위치한 팍총(Pak Chong)에는 태국 최대의 체험형 농장인 촉차이(Farm Chokchai) 농장이 있다. 태국 최초로 지정된 국립공원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며 소젖 짜기 체험과 카우보이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다. 갓 짜낸 우유는 물론 우유를 가공한 캔디와 아이스크림 등의 디저트도 맛볼 수 있다. 대표 먹거리인 촉차이 스테이크 버거는 육즙이 흐르는 소고기 패티와 손수 만든 치즈를 더해 진한 풍미가 느껴진다.

EDITOR 배효은 PHOTO ABERCROMBIE & KENT, LA FORESTERIA-PLANETA, SHUTTERSTOCK, STARWOOD LIFESTYLE, THE F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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